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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따 아스타리, 멈춰서야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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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미학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이 있다. 예전엔 되게 멋있게 보이던 말인데, 왠지 요즘 쓰면 손발이 오그라들고 목 뒤가 간지러워지는 단어가 된 거 같다. 인스타그램의 코멘트에서 가장 많이 보이던 단어 ‘소통’과 같은 느낌이 되었달까?

어쨌든 ‘느림의 미학’을 정확하게 정의하긴 어려워도 내 입장에서 대충 풀어 본다면, 서둘러 가지 말고 천천히 인생을 즐겨라, 천천히 가야 보이는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정도가 아닐까 싶다. 이젠 가벼워진 단어이지만 여전히 묵직한 그 조언에는 수긍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풍경 좋은 곳에 살면서도 항상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조금이라도 더 많이 그리고 빨리 해내고 싶은 욕심만 내다보니 ‘여유’라는 것이 들어설 틈이 없다. 타고난 성격이 급해서 애써 의식하지 않으면 ‘여유롭게’를 ‘한가하게’로 치환하고, 다시 ‘게으르게’로 동일시 한다.

그렇다고 일의 성과가 좋은가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남들이 보면 난 항상 뭔가 분주하게 하곤 있는데, 막상 시간이 지나고 보면 도대체 뭘 한건지, 뭐 한다고 그렇게 부산스러웠는지, 나도 잘 모르겠고 제대로 마무리된 것도 없다. 이게 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닌지..

 

꾸따 아스타리, 잠시 멈춰서야 보이는 풍경

느리게 가야만 보이는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면, 멈춰서 봐야만 더 아름운 것들이 있다. 풍경이란 것이 그런 것 같다.

롬복 남쪽의 꾸따에서 동쪽 언덕 길을 따라 올라가면 ‘아스타리 (Ashtari Lounge)’라고 하는 전망 좋은 레스토랑이 있다. 롬복 남부의 푸른 하늘과 바다, 그리고 하얀 해변, 우거진 초록 숲의 멋진 풍경이 시야에 들어오는 멋진 곳이다. 이런 멋진 풍경을 온전히 감상하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멈춰서서 천천히 음미해야 한다.

 

아스타리 카페에서 보이는 롬복 꾸따
아스타리 카페에서 보이는 롬복 남부의 풍경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의 아스타리
아스타리 카페 & 라운지

바다 위에 머물고 있던 적도의 바람이 넓은 초록 숲 위에 있던 찬 기운을 밀어내면 내가 서 있는 아스타리에는 시원한 바람이 한참을 머물다 간다.

테라스의 테이블에 멍하니 앉아 눈 앞에 펼쳐진 파노라마에 넋을 잃고 있다보면, 열대지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쌀쌀함이 느껴져 드러난 팔뚝을 손으로 비벼대게 된다.

 

꾸따 아스타리 입구에서 보이는 모습
아스타리 실내에서 블럭놀이를 하는 아이들
아스타리 라운지의 테라스 모습
아스타리 카페 벽면 인테리어
카페 실내에 앉아있는 가족
카페 입구에 놓여진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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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아이들을 데리고 ‘꾸따 아스타리’를 찾았다. 둘째 아이까지 함께 이곳에 온 것은 처음이다. 어른들의 눈에 아름다운 것은 어린아이들에게도 아름답게 보이는지, 애들은 와! 하는 감탄과 함께 테라스에 서서 멀게 보이는 풍경을 바라봤다. 서로 가까이 서서 다함께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에 잠시지만 괜히 울컥했다. ㅎ

어차피 오늘 하루 사무실에 앉아 바쁘게 무언가를 하려 했어도, 분면 시간만 질질 끌따 마무리도 제대로 못 지었을 거다. 나와 가족들을 위해 가끔 이렇게 ‘여유’를 갖고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지금보다 조금만 느리게 가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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