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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복 마타람 몰, 오랜만에 주말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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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타람 몰

지난 주말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마타람 몰‘에 다녀왔다. 가끔 혼자 오는 일은 있지만, 이렇게 아이들을 데리고 온 것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에피센트럼과 트랜스마트 같이 크고 세련된 곳이 생겨난 이후로는 왠지 발길이 뜸해졌던 곳이다. 애들을 데리고 같이 가려해도 의사표현이 확실해진 이후부터는 ‘덥고 놀이기구나 실내놀이터가 없는 곳’은 안 가려하는 게 이유다.

나는 이곳 롬복에서 오랫동안 찾았던 곳이라 나름의 애정 같은 게 있기 때문에 가끔씩은 이곳에 들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마치 친정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이 느껴진달까?

 

쇼핑몰이 주는 편안함이란

나와 아내가 롬복에 오기 전, 자카르타와 발리 등에서 살고 있을 때는 화려한(?) 쇼핑몰들이 주변에 많이 있었다. 말 그대로 골라서 갔다. 시원한 쇼핑몰의 커피숍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거나 입점된 상점들을 ‘아이쇼핑’하고 몰 안에 있는 대형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곤했는데, 쇼핑몰에서 쇼핑을 한다는 것보다 적당한 백색소음이 뒤섞인 그 쾌적하고 아늑한 분위기 그리고 활기 넘치는 사람들, 그런 것들이 좋았다.

그땐 쇼핑몰이라는 존재가 어떤 것인지, 나의 일상에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하는지 전혀 몰랐다. 그러면서, ‘한국에 가면 이마트가 어떻고 홈플러스가 어떻고’, 하며 지금의 쇼핑몰이 얼마나 부족한지 투덜거리곤 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롬복에 와서 살림을 차리고 이곳의 삶에 점차 적응해 가고 있을 때, 우리가 기존에 경험했던 인도네시아의 다른 쇼핑몰들이 얼마나 대단하고 화려한 곳이었는지 그리고 그 시원한 쇼핑몰 안에서 커피 한잔 마실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 이곳 ‘마타람 몰’에 와서 깨닫게 되었다.

 

2008년도의 마타람 몰의 외관
2008년, 마타람 몰의 모습

 

설마 여기가 마타람? 저게 롬복에서 제일 큰 쇼핑몰이라고?

롬복의 최대 시내라 하는 마타람도 그렇고 그 중심에 있는 백화점인 마타람 몰 역시 그동안 우리의 일상 주변에 있는 것들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피부에 와닿는 격차는 마치 송파 가든파이브에서 카트 끌며 장 보다가, 어느날 갑자기 개발되지 않은 경기도 시골 어디쯤의 코끼리 상가(보통 오래된 아파트 단지 입구에 있다)에서 장을 보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이 마타람의 시내가 아닌 변두리 어디쯤일 것이라 생각했고, 이보다 더 큰 쇼핑몰이 분명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믿고 싶은 기대는 오래가지 않아 산산이 부서졌다. 우리는 롬복 최대 번화가이자 제일 큰 규모의 쇼핑몰 앞에 서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나의 노스탤지어, 마타람 몰

하지만 오래봐야 예쁜 것들이 있다는 말처럼, 오랜 롬복 생활의 한 부분을 차지할 수 밖에 없었던 마타람 몰은 지루함 대신 정겨움과 편안함으로 변해갔다. 심심하고 갈 곳이 없으면 우리는 만만한 마타람 몰에 가서 시간을 보냈다.

이곳에서 장을 보고 말도 안되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커피를 마셨다. 시대의 흐름에 지금은 없어진 DVD 대여점에 가서 새로나온 한국영화를 골라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기도 했다. 

 

마타람 몰에 있었던 짝퉁 DVD 대여점.
마타람 몰 3층 구석에 있던 극장.
마타람 몰 3층 구석에 있던 극장. 말도 안되는 컨디션이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추억이 있었는지..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서 한 축을 차지했던 마타람 몰. 이러한 애정의 마타람 몰을 이젠 아이들과도 가끔 찾아오고 싶었는데, 요즘은 말 좀 할 줄 안다고 ‘싫어!’라고 단호하게 얘기한다.

그리고 지난 주말, 아이들을 살살 꼬셔서 결국 마타람 몰에 데려 오는 것에 겨우 성공했다.

 

다시 찾은 마타람 몰

차에서 내리자마자 징징대기 시작한 아이들을 먼저 데려간 곳은 신관에 새로 생긴 놀이터. 얼마 전에 문을 닫은 LCC 쇼핑몰에 있던 놀이기구들을 마타람 몰이 사들여 신관 한쪽에 실내 놀이기구 공간을 만들었다.

3층에는 마찬가지로 LCC에 있던 오락실 기구들이 들어서 있고.. 그 옆에는 새로 생긴 넓은 실내 놀이터가 있다. 생각보다 덥지도 않았다.

 

마타람 몰 입구
새로 단장한 마타람 몰
마타람 몰 1층 내부
마타람 몰 1층 내부
마타람 몰 놀이기구
놀이기구 시설

마침 루피아 현금이 떨어져서 ATM으로 돈을 뽑으러 갔는데, 현금카드의 유효기간이 6월 까지라 현금을 뽑을 수 없었다. 여기저기 주머니에 있던 잔돈 모으고 아내 지갑에 있는 돈 탈탈 털어보니 실내 놀이터 입장료에 딱 맞는다.

과거 돈 없던 시절 자주가던 마타람 몰이 오랜만에 옛날 기분 내보라고 선물해준 이벤트인가? 우연 치곤 참.. 예전에도 항상 돈이 없어서 잔돈 긁어 모아 시간 보내던 곳이었는데..

실내 놀이터에 들어간 아이들은 좋다고 방방 뛰며 논다. 여기로 뛰어서 이거 잠깐 만져보고 저기로 후다닥 뛰어서 저거 또 만져 보며 시설 파악을 끝낸 뒤, 이제 좀 여유롭게 즐기기(?) 시작했다.

 

실내 놀이터 부엌 놀이
어린이 암벽등반
타요 자동차를 타고 있는 김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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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뻘뻘 흘리며 한참을 그렇게 논 뒤 이젠 집에 돌아갈 시간. 좀 더 놀다 가자는 아이들을 잘 달래서 나왔다. 아이들에게 ‘우리 다음에 여기 또 올까?’라고 물으니, ‘어, 여기 또 오자. 재밌어.’라고 한다. 다행이다, 너희들도 좋아해서. 

 

마타람 몰 맥도날드
마타람 몰 맥도날드

몰에서 나오기 전에 예전에 종종 사먹던 맥도날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먹으려 했는데, 아차 돈 탈탈 털어서 다 썼지.. 어쩔 수 없이 다음에 다시 올때 사 먹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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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se

본문아래에 “다른글” 두개 보이게 하는거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네요. ㅠ.ㅠ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저는 blogger 사용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