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평휴게소, 우리 좀 쉬다 갈까?

덕평 휴게소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처갓댁 식구들과 함께 ‘덕평휴게소’에 간 일이 있다. 처가 식구들의 재밌는 점 중 하나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고속도로를 거쳐 가는 길에 잠시 휴게소에 들리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가 아닌가 싶은데, 처가 식구들은 휴게소에 가기 위해서 어디를 가는 느낌이랄까? 목적을 위해 명분을 만드는 느낌?’

 

목적지가 덕평휴게소

작년에 한국에 들어왔을 때는 시간이 짧아서 처가에 들릴 수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처갓댁의 가풍을 다시 상기하고 체험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번에 휴게소가 새로 오픈했다던데 꽤 잘해놓았다더라. 언제 한번 가보자.’

그리고, 곧 그 휴게소가 있는 고속도로를 거쳐 위장 목적지인 ‘공룡수목원‘으로 향한다. 출발한지 20분도 안돼서 덕평휴게소에 도착. 벌써 다들 들뜸. 왜? 목적이 휴게소니까..

휴게소에서 충분히 놀다가 떠날때 쯤이 되면, 진짜 목적지가 오히려 시큰둥해지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이러다보니 휴게소와 목적지에 머무는 시간이 별반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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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휴게소들은 참 좋다. 내 기억 속의 휴게소는 뜨내기 손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엉성하고 낙후됐으며 값만 비싼 곳이었지만 요즘은 그렇지가 않다.

운전하다 쉬었다 가거나 화장실이 급해서, 또는 호두과자를 사기 위해 ‘잠시’ 들리기에는 너무 아쉬울 정도다. 깨끗하고 편리한 시설들을 잘 갖추었고 친절하다.

덕평휴게소

주말이라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이 사람들이 모두 목적지가 따로 있고 잠시 쉬었다 가는 건지, 아니면 우리처럼 이곳이 진짜 목적지인지 궁금했다.

전지적 참견시점에서 이영자가 덕평휴게소를 추천했다던데 그래서 더 붐비는 것일 수도 있었겠다. 이영자가 여기 소떡(소세지+떡 꼬치)을 좋아한다고 해서, 뻔한 음식 남의 입맛 따라서 사먹는 것도 참 웃기다 했는데 아내가 소떡 사들고 돌아다니며 싱글벙글. 

장모님은 세일 중인 옷을 보러 가셨고, 장인어른은 시설구경(?), 아내와 둘째아이는 또다른 간식거리를 사러갔다. 나는 첫째와 함께 산책길을 걸으며 꽃 구경. 그리고 시집도 한권 샀다. 날씨는 유난히 화창했고 사람들은 모두 들뜬 얼굴로 일행들과 담소를 나누거나 소떡과 간식거리를 먹으며 즐거워 했다. 아, 이것이 바로 주말의 휴게소!  

개를 데리고 나온 사람들도 많이 보였는데, 이곳에 개공원(?)도 있다고 한다. 덕분에 귀여운 개 구경도 실컷 했으니, 이래저래 만족스런 휴게소 시간이었다. 

그리고.. 원래의 목적지인 공룡수목원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또! 이곳에 들렀다. 왕복 1시간 조금 넘는 거리인데 휴게소를 두 번 들리다니.. 명분은 이영자가 이 휴게소의 소고기국밥이 맛있다고 했으니 점심을 같은 메뉴로 먹어보자는 거였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소고기국밥은 여기가 아니고 다른 곳.

그날 주제가 ‘고속도로 휴게소 맛집’이었고 그때 같이 언급된 것일 뿐, 같은 휴게소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다같이 소고기국밥 주문. 

‘와, 역시 국물 맛이 깊네.’, ‘얼큰하네.’ 그렇게 다들 한 마디씩 품평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덕평휴게소, 우리 좀 쉬다 갈까?” 에 하나의 답글

  1. […] ‘덕평휴게소‘에서 빠져 나온 뒤, 원래의 목적지인 ‘공룡수목원’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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